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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원 원룸 정리

#원룸유품정리#고독사#경기도수원
이*자
2026년 6월 4일

유품정리 일을 하다 보면 의뢰인이 가족이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. ​

이웃이거나, 지인이거나, 집주인분인 경우도 있지요. ​

전화를 받았을 때 목소리가 조용했습니다.

수원 원룸에 혼자 사시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했습니다.

가족 연락처는 없다고.

본인이 가끔 들러서 안부를 살폈다고 했습니다.

그 말을 듣고 저는 그냥 "네, 가겠습니다"라고 했습니다.

현장에 도착해서 문을 열었습니다.

수원 원룸이라고 해서 작을 거라 생각했는데,생각보다 더 작았습니다. 창문 하나. 이불 하나. 냉장고 안에 반쯤 남은 반찬 몇 가지.​

저는 유품정리를 할 때 일단 한 바퀴 둘러봅니다. 손대기 전에 먼저 살피거든요.

어떤 분이었는지, 어떻게 사셨는지. 물건이 말해주는 게 있거든요.​

그날 그 방에서 제가 느낀 건 이겁니다. 정갈하게 살려고 했던 사람. 그런데 혼자였던 사람.

​​

집주인분이 함께 오셨습니다. 작업하는 동안 문 앞에 서 계셨어요.

들어오지는 않고. "이건 어떻게 하면 좋겠냐"고 물어보셨습니다.

제가 설명드리면 고개를 끄덕이셨고, 그게 다였습니다.

​한 번은 할아버지가 드시던 약 봉투 묶음을 꺼냈는데, 집주인분이 그걸 보고 잠깐 시선을 거두셨습니다.

유품정리를 하다 보면 말을 이을 수 없는 이런 순간들이 있습니다. ​

이 일을 하면서 저 자신한테 규칙을 하나 만들었습니다.

의뢰인이 가족이 아닐수록, 더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는 것. 가족이라면 "이건 버려도 돼"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, 모르는 사람이 판단하면 안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.​

지갑 안에 접힌 사진. 서랍 깊숙이 있는 손편지. 냉장고 문에 붙어있는 메모 한 장.

그날도 그랬습니다.

수원 원룸에서 혼자 살아오신 할아버지의 작은 물건들을 따로 모아 집주인분께 드렸습니다.

"혹시 연락이 닿는 가족분이 계시면 전해드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"라고.

집주인분이 그걸 받아서 한참 내려다보셨습니다.

의뢰받은 수원 원룸정리는 두 시간쯤 걸렸습니다.

작업 후 집주인분이 고맙다고 하셨습니다.

저는 다른 말은 없이 그냥 "수고하셨습니다"라고 했습니다.

현장에는 혼자 사신 분들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일이 꽤 많습니다.

일을 마치고 나면 어딘가 씁쓸하고 무거운 마음이 듭니다.

가까이서 지켜보시던 분들의 마음도 그렇겠지요.